"땅 정보 모으면 돈 된다"…아프리카 토지 플랫폼 구축 'K기업' [이미경의 옹기중기]

입력 2024-08-19 14:57
수정 2024-08-19 15:27

공간정보산업은 공간정보를 생산·관리·유통해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뜻한다. 자동차 내비게이션부터, 부동산 정보 앱까지 공간정보가 쓰이는 사업영역은 다양하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 드론산업이 커지면서 정확하고 입체적인 공간정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관련 산업의 성장성도 크다고 평가받는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웨이버스는 2004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와 함께 한국토지정보시스템(KLIS)을 개발한 이력이 있다. KLIS는 국내 토지 관련 정보를 전산화해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주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KLIS를 사용하고 있다.

그간 정부 대상 계약 이력을 바탕으로 B2G(기업·정부 간 거래) 사업 매출을 늘려왔던 웨이버스가 올해부터는 민간·해외 등 매출처 다변화를 꾀한다. 19일 김학성 웨이버스 대표는 "국가 예산은 제한되어 있어 B2G 매출에만 기대기에는 회사 성장 속도가 더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말 선보인 민간 판매용 공간정보솔루션 '맵픽'이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가시화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맵픽은 공간정보 사용이 서툰 일반 사용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솔루션이다. 김 대표는 "회계사·경매사·자산평가사들은 공간 정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있어야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며 "이들로부터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공간 정보를 활용한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해지면 맵픽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배달의민족, 호갱노노와 같이 공간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려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유용할 것"이라며 "특히 창업 아이디어는 있지만 공간 정보를 가공하는 정보기술(IT) 역량이 없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용 솔루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플랫폼 구축기업 네이버시스템의 지리정보시스템(GIS)사업부도 인수했다. GIS사업부 인수로 공간 데이터를 직접 수집·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전에는 정부나 다른 업체들이 수집한 공간 정보를 가공·유통하기만 했다"며 "데이터 생산 단계에도 뛰어들면 회사가 제공하는 플랫폼의 업데이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 매출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에티오피아 정부와 에티오피아 토지정보관리시스템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총 300억원 규모로, 2026년까지 디지털지적도를 구축하고 토지 관련 문서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김 대표는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빅 파이브'에 들어가는 선도 국가"라며 "향후 탄자니아, 튀니지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로 공간정보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