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7000억원 조달…역대 최대 규모 영구채 발행

입력 2024-08-19 16:04
수정 2024-08-19 16:05
한화솔루션이 역대 최대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찍었다. 나빠진 재무구조 안정을 위한 노력의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14일 7000억원 규모 사모 영구채를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연 5.95%로 결정됐다. 3년 뒤부터 콜옵션(조기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1.3%포인트 가산금리가 매겨진다.

업계에서는 이 영구채 금리로 연 5~6%가 책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6월 비슷한 구조로 발행된 SK온의 영구채가 연 6.424%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SK온(A+)보다 한화솔루션(AA-)의 신용도가 한 단계 높은 덕분에 연 5%대의 상대적으로 저금리에 발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구채 발행 규모로도 역대 최대다. 지난 5월 신세계건설이 찍은 영구채 최대 발행액(6500억원) 기록을 넘어섰다. 모처럼 시장에 등장한 대규모 거래인 만큼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대거 주관사로 참여했다. 증권사가 인수 물량을 상당 기간 자체 북(운용 한도)에 보유하는 조건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조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8000억원 규모로 영구채를 찍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관사들이 많은 영구채 물량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발행액이 7000억원으로 깎였다.

나빠진 실적도 한화솔루션 발행에 난간으로 작용했다. 불황의 칼날이 석유화학 업계를 휩쓸면서 한화솔루션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1078억원에 달했다. 한화솔루션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140.8%에서 올해 3월 말 212.1%로 올랐다. 신용등급도 흔들리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6월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영구채는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회계처리되는 만큼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