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와 수출이 모두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오는 9월 국내 제조업 경기 전망이 7개월 만에 가장 어두워졌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5~9일 주요 업종별 전문가 135명을 대상으로 187개 업종의 전문가서베이지수(PSI)를 조사한 결과, 9월 제조업 업황 전망 PSI가 104로 전달(110)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고 18일 밝혔다. 9월 PSI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중동 지역으로 확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던 지난 2월(104) 후 7개월 만의 최저치다.
PSI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월보다 업황이 개선됐다는 의견이, 0에 근접할수록 업황이 악화했다는 의견이 많음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제조업의 8월 현황과 9월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모두 한 달 전에 비해 급격히 악화했다. 국내 제조업의 8월 현황 PSI는 101로 전달(113)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내수(97)가 6개월 만에 기준치(100)를 밑돌고 수출마저 111로 한 달 만에 9포인트 떨어졌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은 9월 전망에도 반영됐다. 내수(99)는 8개월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다. 수출(109)도 8월(119)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이뿐 아니라 제품단가, 채산성, 투자액 등 다른 지표도 큰 폭의 지수 하락세를 보였다.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종과 조선, 바이오헬스 등은 100을 웃돌았지만 자동차(86), 기계(83), 화학(88), 철강(78) 등 다수의 업종이 100을 밑돌았다. 100을 웃도는 산업 중에서 전자와 조선을 제외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은 PSI가 지난달보다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다수의 산업이 8월보다 9월 업황이 더 나빠지거나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