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러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좀체 사그라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는 이유로 비밀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 전쟁 휴전 협상에서 도출된 중재안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수용할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에너지 시설 공격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협상을 벌이다가 중단했다. 카타르 중재로 관련 논의를 하던 중 우크라이나가 지난 6일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을 기습적으로 공격하면서 러시아 대표단이 논의를 멈췄다. 한 외교관은 WP에 “러시아가 회담을 취소한 것은 아니고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지난 두 달간 카타르 중재로 에너지·전력 기반시설 공격을 중단하자는 취지의 논의를 이어왔다. 이달 양국은 카타르 도하에 대표단을 파견해 추가 합의할 예정이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8일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협상이 무산됐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민간 핵심 인프라 시설의 안전에 대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권 간 직접 또는 간접 협상은 없었고, 진행 중인 협상도 없다”고 밝혔다.
15~16일 카타르에서 열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실질적 움직임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재국인 미국, 이집트, 카타르는 협상이 끝나고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이번 회담을 건설적이라고 평가하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간극을 극복하기 위한 중재안이 제시됐다고 했다. 추후 며칠간 회의를 열어 나머지 세부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작 협상의 열쇠를 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야히아 신와르 하마스 지도자는 이러한 중재안에 관해 공개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WSJ는 협상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