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마다 픽 픽 쓰러졌다…공포체험 된 '열대야 달리기' 대회

입력 2024-08-18 15:19
수정 2024-08-18 15:30

연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야간 달리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탈진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8일 경기도소난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2분께 경기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야간 마라톤 대회서 참가자 28명이 탈진했다. 당시 119에는 3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 중 19명이 의식 저하 등으로 인한 중상자로 분류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나머지는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이들 모두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환자가 많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한때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경기·서울 지역의 구급·소방 차량 10여 대를 투입했다. 탈진자가 속출하고 안전사고 위험이 제기되자 주최 측은 경기를 조기에 중단했다.

대회 홈페이지에는 미숙한 대회 운영과 안전 관리 등을 비난하는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참가자는 블로그에 "마지막 2km를 남긴 지점부터는 대략 100m마다 참가자가 쓰러져 있었다"며 "조명도 부족해 어둠 속에서 사람이 쓰러졌다고 소리쳤다"고 증언했다.

간밤 최저기온이 서울은 27도, 부산은 26.2도 등으로 서울은 28일째, 부산은 24일째, 제주는 34일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28일 연속 열대야는 '최악의 여름'으로 꼽히는 2018년(26일)을 넘어 역대 가장 긴 기록이다. 대회 당시 하남지역 기온은 30.1도, 습도는 69%, 체감 온도는 31.3도로 파악됐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