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집에서 놀아요"…개강 앞두고 꿈쩍 않는 의대생들

입력 2024-08-18 09:22
수정 2024-08-18 09:27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해 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이 여전히 학교로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상당수 대학이 이번 주와 다음 주 2학기 등록을 시행하고 새 학기 시작을 준비한다. 대부분의 대학은 짧게는 사흘에서 길게는 일주일가량을 등록 기간으로 정하고 있다.

대학들은 2학기에 등록하지 않은 의대생들이 제적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갖가지 특례 방법을 동원해 '유급 데드라인'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들이 올해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1만8217명 가운데 실제 수업에 출석하고 있는 학생은 495명으로, 출석률은 2.7%에 그쳤다. 학년별로는 올해 신입생인 예과 1학년이 총 3191명 가운데 53명이 출석해 전체 학년에서 가장 낮은 1.7% 출석률을 기록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이 전국 국립의대 10곳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이들 대학 모두 등록금 납부 기간 연장을 계획 중이다. 1학기 성적 처리 시점도 뒤로 미룬 곳도 있다. 상당 수 대학들은 F학점 대신 'I 학점'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내년에 증원된 신입생과 올해 유급된 의대 1학년 등 약 7000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게 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6일 국회 교육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청문회에 참석해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과 대화해 보면 2025학년도 증원 철회 이야기를 제일 먼저 하는데 사실상 입시가 시작됐기 때문에 철회는 불가능하다"라며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계속 하기 때문에 대화의 진전이 상당히 어렵다"라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