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즐기고 싶다"던 中 수영 간판, 돌연 팬클럽 해체 선언

입력 2024-08-16 20:15
수정 2024-08-16 20:25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금메달리스트이자 ‘중국 수영 간판’ 판잔러가 돌연 공식 팬클럽을 해체했다. 최근 중국에선 스포츠 스타를 향한 삐뚤어진 팬덤 문화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 가운데 눈에 띄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매체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로 대륙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판잔러는 지난 12일 돌연 자신의 유일한 공식 팬클럽인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내 팬클럽을 해체했다. 이 같은 소식은 2억50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해당 팬클럽은 판잔러가 비교적 유명하지 않던 2021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팬클럽은 본인이 직접 운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팬 계정을 해체한 구체적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그간 팬들의 과도한 관심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매체들은 짚었다.


실제 앞서 판잔러는 금메달을 딴 뒤 중국중앙(CC)TV와 인터뷰에서 “나는 조용히 지내며 평화와 고요를 즐기고 싶다. 온전히 훈련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팬들이 자신의 경기 결과에 따라 변덕을 부린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성취는 단계별 훈련에서 나오는데, 내 성적이 나쁠 때 그들(팬들)은 나를 찾지 않는다”며 “그러나 (금메달을 목에 건) 지금 그들은 나를 찾는다. 매우 이상하고 어색하다”고 했다.

다만 이번 팬 계정 해체 소식과 관련, 많은 팬은 판잔러가 냉철하다고 칭찬하며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또 SCMP는 “판잔러가 물속에서 아니라 이른바 팬덤 문화에 반기를 들면서 한층 더 인기가 높아졌다”고 부연했다.

핀잔러는 지난 1일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6초40의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1932년 미야자키 야쓰지(일본) 이후 92년 만에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금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이 같은 ‘깜짝 성과’에 중국 팬들이 열광했고 그의 SNS 더우인 계정의 팔로어는 그로부터 불과 닷새 만에 100만명이 늘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