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전세자금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다. 주담대 고정금리가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변동금리마저 하락하면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조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6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지난 7월 기준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3.42%로 6월(3.52%)보다 0.10%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에는 은행이 취급하는 예·적금과 은행채 금리가 반영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날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4~3.75%로 한 달 전(연 3.4~3.9%)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0.15%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채 금리도 2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일 기준 은행채 5년 만기(무보증·AAA) 금리는 연 3.101%로 2022년 3월 31일(연 3.100%) 후 2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행채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은 더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코픽스가 떨어진다.
코픽스 하락에 따라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도 내려간다. 국민은행은 17일부터 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4.39~5.79%에서 연 4.29~5.69%로 0.10%포인트 인하한다. 신규 코픽스 기준 전세자금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 금리도 연 4.12~5.52%에서 연 4.02~5.42%로 내린다.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 하락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에 밀린 5대 은행이 지난달부터 17차례 주담대 금리를 인상해 은행 이자이익만 늘어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5대 은행의 이날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41~5.97%로 한 달 전(연 2.91~5.67%)에 비해 금리 하단이 0.50%포인트 상승했다.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0.50%포인트 이상 확대됐다는 얘기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7월 16일(연 3.76~5.16%)과 비교하면 이날 금리 상·하단이 0.6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예금금리 하락 폭(0.15%포인트)을 감안하면 예대금리차는 더 커진다. 은행권에서는 올 상반기 21조612억원에 달한 5대 은행의 이자이익이 하반기에는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