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발언' 후 침묵 깬 안세영 "불합리한 관습 바뀌었으면"

입력 2024-08-16 17:21
수정 2024-08-16 17:40


작심 발언 후 침묵을 지키던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22)이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일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을 직격한 지 11일 만의 입장 표명이다.

안세영은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통해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며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안세영은 "(그러나)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러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며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의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한번 해보자' '그게 안 되면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자'라는 말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안세영은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문제 해결을 위한 자세를 촉구했다. 그는 "지금부터는 협회 관계자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셨으면 한다"며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상조사에 나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를 향해선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 기울여주셨으면 한다"며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점차 규정과 시스템이 바뀌며 변화해나간다면 저뿐만 아니라 미래의 선수들도 조금 더 운동에 집중하고 케어받는 환경에서 운동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의 작심 발언이 낳은 파장에 대해선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분들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