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가 미국 경기침체 우려 해소에 일제히 오름세다.
16일 오전 9시6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00원(2.59%) 오른 7만9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도 각각 4.77%와 6.84% 뛰고 있다.
미국 경기지표가 호조세로 나타나면서 외국인 투자심리에 온기가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국 소비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며 개선됐다는 소식에 침체 불안감을 털어내며 일제히 급등했다.
종목별로는 '매그니피센트 7'(M7)은 일제히 상승했다. 테슬라가 6.34% 오른 가운데 엔비디아와 아마존이 4%대의 강세를 나타냈다. 메타는 2.01% 뛰었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도 1% 전후의 상승세로 마감했다.
브로드컴이 5.35%, TSMC가 2.35%, 마이크론이 6.51% 급등하는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커진 점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특히 최근 한 달 간 반도체 업종에서만 약 4조원 넘게 순매도 했던 외국인의 수급 턴어라운드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 '고점론'에 대한 우려에도 여전히 '피크아웃'을 고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빅 사이클은 통상 9~10개 분기 동안 지속되고 사이클 종료 시 분기 영업이익의 역성장과 메모리 가격의 하락이 나타난다"며 "이때 주가는 사이클이 종료되기 전 약 1~2개 분기 전에 먼저 정점을 찍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AI 사이클에 따른 본격적인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턴어라운드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했다"며 "최근 AI 과잉투자 우려에도 불구하고 빅테크들의 투자 확대 의지가 매우 확고한 상황을 생각하면 사이클의 정점을 고민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분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