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해파리 유입량 역대 최대…해수욕장·어가 피해 확산

입력 2024-08-16 08:28
수정 2024-08-16 08:29

독성 해파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의 국내 바다 유입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해파리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해수욕장 이용객이 줄고 어업인들의 그물이 찢어지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6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국내 연안에 유입된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바다 1ha(헥타르·1㏊는 1만㎡)당 108마리로 관찰을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다.

수과원의 해파리 모니터링 주간 보고를 보면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노무라입깃해파리 출현율은 56.5%로 집계됐다. 이는 3주 전보다 13.4%포인트(P), 작년 비슷한 기간보다 30%P 이상 각각 높은 수준이다. 모니터링 요원인 어업인의 절반 이상이 해당 기간 노무라입깃해파리를 관측한 셈이다.

해수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해파리 제거 작업 및 해수욕장 쏘임 사고 예방을 위한 차단망 설치에 나섰지만, 해수욕장 이용객 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전국 해수욕장의 6월 말∼8월 말 이용객 수는 지난 2021년 2273만명에서 2022년 3984만명으로 늘었다가 작년 3797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같은 기간 이용객 수는 지난 11일 기준 3097만명이다.

특히 노무라입깃해파리가 고밀도로 출현하는 전남, 부산, 경북, 강원 지역 해수욕장 이용객 수는 2021년 1599만명에서 2022년 2911만명으로 증가했다가 작년에 2580만명으로 감소한 뒤 올해는 지난 11일 기준 2086만명에 그쳤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7월 말∼8월 초 사이인 것을 고려하면 이 기간 이들 해수욕장의 최종 방문객 수는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길이 2m, 무게는 100㎏에 각각 이르는 해파리가 어선이 쳐 놓은 그물에 걸리면서 어망이 찢어지는 등 어업인들의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해수부가 최근 노무라입깃해파리로 수산업 피해가 발생한 전남·경남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어업인들은 해파리로 인한 그물 터짐 사고와 물고기 선도 하락 문제 등을 지적했다.

최근 해파리가 급증한 것은 중국의 집중호우와 해수온 상승 등의 기후 영향에 해파리 근원지로 추정되는 동중국해에서 유입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수 온도가 상승한 것도 플랑크톤 등 먹이가 늘어난 환경도 해파리 개체 수 증가와 성장에 유리한 조건으로 꼽힌다.

해수부는 해수욕장 쏘임 사고 방지를 위해 모니터링과 유입 방지막 설치를 강화하고 해파리 제거 작업에 추가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해수부가 해파리를 잡아 오면 사들이는 수매 사업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한 예산 16억2000만원은 이미 소진됐다. 해수부는 추가 예산을 요청한 경남, 경북, 강원에 3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최대 길이가 2m에 달하는 대형 해파리 어종으로 독성이 강해 한 번 쏘이면 부종과 발열, 근육 마비, 호흡 곤란, 쇼크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해수부는 지난달 5일 제주도 모든 해역에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 단계 특보를 발령한 데 이어 일주일 뒤인 지난 12일 부산·울산·경남·경북에, 23일에는 전남·강원에 각각 주의 단계 특보를 발령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