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간 아파트값이 약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며 21주 연속 강세를 나타냈다. 정부가 ‘8·8 주택공급대책’을 내놨지만 공급 부족과 공사비 인상으로 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1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는 한 주 전보다 0.08% 올랐다. 지난주(0.07%)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지난 8일 수도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재건축·재개발 사업 인허가 기간 단축,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 등 전방위적 공급 대책을 내놓은 직후에 이뤄졌다.
서울 아파트값도 전주보다 0.32% 오르며 21주째 뜀박질했다. 오름폭 역시 전주(0.26%)에 비해 0.06%포인트 커졌다. 2018년 9월 둘째주(0.45%) 후 약 5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지역별로는 성동구 아파트값이 한 주간 0.63% 뛰며 10년1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송파구(0.58%) 서초구(0.57%) 강남구(0.46%) 등 강남 3구의 매수세가 여전히 강했다. 광진구(0.45%) 마포구(0.39%) 등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서울 곳곳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116㎡는 최근 신고가인 2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 실거래가(24억3000만원) 대비 4억2000만원 오른 값이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도 이달 초 36억원에 손바뀜해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인천은 지난주 0.10%에서 0.16%로 오름폭이 확대했다. 지난주 0.11% 상승한 경기 아파트값은 이번 주(0.10%)엔 다소 주춤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시장도 0.07% 올라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지난주(0.06%)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0.14%)은 전주와 동일한 오름폭을 유지했다. 서울(0.17%→0.19%)은 65주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그동안 약세를 이어온 지방(-0.01%→0%)마저 보합세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단기간에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 만큼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심 주택 공급 부족과 전셋값 상승세, 공사비 인상 등이 겹치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가 줄지 않고 있어서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연초 대비 많은 수준의 거래량이 유지되면서 선호 단지 중심으로 추격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