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0여 년째 답보 상태인 도시철도 위례신사선의 공사비를 높여서 참여 기업을 다시 선정한다. 2008년 위례신도시 기획 단계부터 추진됐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장기 표류하고 있는 위례신사선이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16일부터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민간 투자사업’ 제3자 제안을 재공고한다. 공사비를 기존 1조4847억원에서 1조7605억원으로 2758억원 늘리고 공사 기간도 연장하기로 했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와 서울지하철 3호선 신사역을 잇는 경전철 노선으로 2008년부터 추진됐지만 아직 사업자조차 정하지 못했다. 애초 삼성물산이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사업성을 이유로 2016년 손을 뗐다. 이어 시는 2020년 1월 GS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11일 컨소시엄에 참여한 주요 기업들이 자재 가격 급등, 금리 인상 여파로 또다시 사업을 포기했다.
이에 서울시는 새로운 사업자를 모집하기 위해 사업비를 상향 조정했다. 이번 재공고 안에서 가격기준일을 2015년 12월 31일에서 2023년 12월 31일로 변경하고 소비자물가 변동분을 반영해 건설사업비를 1조7605억원으로 증액했다. 최근 기상 악화 등에 따른 비(非)작업일 증가와 노동자의 적정 근로시간 보장 등 변화한 사회 환경을 반영, 공사 기간도 기본 5년에서 6년으로 연장했다.
이번처럼 사업비 등 구체적인 협약 내용을 공고문에 담은 건 그만큼 서울시가 공사를 서두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총사업비와 실시협약안 관련 협상을 하는데, 사업이 많이 지연된 만큼 전문기관의 사전 검토를 받은 실시협약안을 토대로 최종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시는 다음달 25일까지 1단계 사전적격심사 서류를 접수하고 2단계 평가를 거쳐 12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민간사업자가 없으면 시 재정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위례신사선의 최적 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해 사업 여건 개선부터 행정절차 단축까지 다각도 방안을 강구했다”며 “위례신사선이 착공까지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신속한 추진과 안정적인 시행 방안을 모두 고려하는 등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