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대 손해보험사가 상반기에 또 한 번 역대급 실적을 냈다. 수익성이 좋은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며 보험계약마진(CSM)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2분기 순이익은 1분기 대비 저조한 곳이 많아 수익성 개선 과제를 남겼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5대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4조839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다. 5대 손보사 모두 상반기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3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DB손해보험(1조1241억원)과 메리츠화재(9977억원) 상반기 순이익도 같은 기간 23.2%, 22.3% 증가했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순이익은 8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6% 급증했다.
손보사들이 호실적을 거둔 것은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한 덕이다. 장기 보장성보험은 보험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CSM을 늘리는 데 최적의 상품으로 꼽힌다. CSM은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말한다.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은 부채 항목에 CSM을 쌓은 뒤 이를 매년 일정 비율로 이익으로 반영(상각)한다. 5대 손보사의 합산 CSM 잔액은 작년 말 53조520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55조8944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2분기만 놓고 보면 1분기와 비교해 악화한 곳이 많았다. 삼성화재의 2분기 순이익은 611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8% 감소했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KB손해보험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줄었다. 5대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가 유일하게 1분기 4909억원에서 2분기 5068억원으로 순이익이 3.2% 증가했다.
올 하반기 금융당국이 IFRS17 제도 개선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개혁회의의 10대 추진 전략 중 하나로 ‘불분명한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 고무줄식 회계 이익의 우려 차단’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낙관적 가정에 기반해 회계 처리를 한 회사는 CSM과 손익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