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편의점들이 잇달아 초저가 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형마트나 슈퍼에 비해 객단가가 낮은 편의점에서조차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중시하고 있어서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한 캔에 1000원짜리 수입 맥주를 재출시했다. 지난 4월과 6월 판매한 상품인데, 맥주 수요가 높은 여름을 맞아 다시 판매를 개시한 것이다. 해당 맥주는 ‘버지미스터(500mL)’와 ‘프라가 프레시(500mL)’다. 이달 16일부터 버지미스터를 전국 가맹점에 먼저 선보이고, 이후 26일부터 프라가 프레시를 출시한다. 두 상품 모두 4캔 4000원이다. 교차 구매도 가능하다.
버지미스터는 스페인 최대 맥주 제조사인 담그룹에서 생산하는 필스너 계열의 맥주다. 쌉싸름한 홉 향과 풍부한 거품이 만들어내는 풍미가 특징이다. 덴마크 맥주인 프라가 프레시는 유럽의 전통 맥주 제조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거품과 적당한 탄산이 조화를 이룬다.
버지미스터와 프라가 프레시는 각각 4월과 6월 처음 판매됐다. 두 상품 모두 출시 5일 만에 20만 개가 넘는 준비 물량이 완판됐다. ‘1캔에 1000원’이라는 가격이 소비자 호응을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초저가 자체브랜드(PB)를 강화하고 있다. 2021년 CU는 업계 최초로 초저가 PB인 득템시리즈를 내놨다. 1000원짜리 두부, 700원짜리 스트링치즈 등 저렴한 상품들로 구성됐다.
득템시리즈는 판매량이 최근 빠르게 늘면서 라인업이 강화되는 중이다. 출시 후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달성하기까지 2년이 걸렸지만, 소비자에게 입소문을 탄 뒤에는 판매량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올 들어 7월까지 1800만 개가 팔리면서 누적 판매량 3800만 개를 돌파했다. 매출로 봐도 작년 대비 1.5배 증가했다.
CU가 초저가 PB를 만들 수 있었던 건 중간 벤더를 통하지 않고 100% 직거래 시스템으로 비용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서는 1000원짜리 헤이루 두부 득템을 출시했다. 300g짜리 요리용 두부로, CU에서 판매하는 비슷한 두부 상품 대비 최대 45%가량 저렴하다. CU 관계자는 “중소 제조업체 공장 10여 곳을 직접 방문해 2개월간 생산 현장 실사 및 미팅을 거쳐 물류·마케팅 등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협력사를 신규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하절기 안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에는 안주 상품을 늘렸다. 족발·편육 전문기업인 장충동 왕족발과 협업해 3900원짜리 족발과 편육 상품을 출시했다. 보통 1만원이 넘는 안주를 3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100g의 소용량으로 기획했다. 지난 5월 한성기업과 함께 출시한 프리미엄 맛살 헤이루 크랩 득템(2200원)도 가성비 상품으로 인기를 끌며 출시 직후부터 맛살 카테고리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GS25는 8월 한 달 동안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의 아이스아메리카노 3종(미디엄, 라지, 엑스라지 사이즈)을 반값에 팔고 있다. 아이스아메리카노 3종은 여름철 매출이 가장 높은 상품 중 하나다. 소비자들이 물가 안정을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대표 상품인 만큼 제휴 결제 수단과 연계한 반값 행사를 기획했다는 게 GS25 측 설명이다. 미디엄과 라지 사이즈는 국민카드로 결제 시 각각 900원과 105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엑스라지 사이즈는 GS페이와 팝(POP)카드 결제 시 1+1로 이용할 수 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