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할 만 하네"…스타벅스 '구원 투수' 이력 봤더니 '깜짝'

입력 2024-08-14 15:38
수정 2024-08-1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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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커피 전문 체인점 스타벅스가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25% 가까이 급등했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주가 부양에 대한 압박을 받아온 스타벅스가 17개월 만에 CEO 교체 카드를 꺼내 들자 시장은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13일(현지시간) 스타벅스는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을 이끌고있는 브라이언 니콜 CEO를 차기 CEO 겸 집행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취임한 락스만 나라심한 스타벅스 CEO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니콜 CEO가 다음 달 9일 부임할 때까지는 당분간 레이첼 루게리 스타벅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CEO직을 수행한다.

스타벅스는 물가 상승, 불매운동 등의 여파로 올해 들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했을 때 스타벅스가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주장이 확산하면서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과 중국의 소비 침체도 스타벅스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 지난 2분기 스타벅스의 동일 매장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해 두 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주가 역시 내리막을 걸었다. 나라심한 CEO 취임 이후 스타벅스 주가는 20% 이상 급락했다.


FT는 CEO 교체를 두고 “이것은 하워드 슐츠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35년간 스타벅스를 이끌며 스타벅스를 글로벌 커피 제국으로 키운 하워드 슐츠 전 CEO는 최근 스타벅스 매출 감소에 대해 나라심한 CEO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CNBC에 따르면 스타벅스 이사회는 최근 몇 달간 나라심한을 대체할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스타벅스는 브라이언 니콜 신임 CEO가 치폴레를 키운 이력을 눈여겨봤다. 니콜 CEO는 2018년부터 치폴레를 이끌었다. 재임 기간 치폴레의 이익은 약 7배 늘었고 주가는 약 800% 상승했다. 특히 경쟁 외식 체인들의 매출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치폴레가 최근 몇 분기 동안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에 주목했다. 슐츠 전 CEO는 “브라이언의 리더십에 오랜 기간 감탄해왔다”며 “그가 전환점에 있는 스타벅스에 필요한 리더라고 믿는다. 나는 그를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의 주요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엘리엇도 CEO 교체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엘리엇은 주가 부양을 위한 경영 혁신 등을 요구하며 자사 경영 파트너 제시 콘을 스타벅스 이사회에 추가하려 하기도 했다. 엘리엇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지난 두 달간 스타벅스 이사회와 함께 회사의 주요 이슈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논의해 왔으며, 오늘 발표가 스타벅스를 위한 혁신적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멜로디 홉슨 현 스타벅스 이사회 의장은 니콜 CEO의 임명이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논의를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전했다.

경영진 교체 소식에 스타벅스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24.5% 급등한 95.9달러에 마감했다. CEO가 떠난 치폴레는 7.5% 하락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