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지 2년 반 만에 역공을 단행하자 러시아가 접경지인 벨고로드 지역을 대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스푸트니크 통신은 러시아 남서부 국경지대 벨고로드주가 주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벨고르드주와 인접 지역인 쿠르스크주에선 이미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주에서 지상작전에 돌입하자 인접 지역인 벨고르드주에서도 대피가 이뤄진 동시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것.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앞서 텔레그램 영상 성명을 통해 "크라스노야루즈스키 지역 국경에서 적이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AFP 통신 등은 우크라이나군이 지상작전을 이어가고 있고 이날 기준 쿠르스크 마을 74곳을 점령했다고 전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지난 24시간에 걸쳐 약 1~3㎞를 진격하면서 러시아 영토 40㎢를 추가로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전날 러시아 영토 1000㎢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FP는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자료를 토대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약 800㎢를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면적의 약 1.32배에 이르는 규모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쿠르스크의 오브시 콜로데지와 스나고스트, 카우추크, 알렉세예프스키 등 마을에서 우크라이나 기갑 부대 진격을 저지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 진지하게 나설 경우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방어를 위해 병력을 이동하고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군의 지상작전이 계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