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택시에서 난동을 부리고 경찰도 폭행한 박겸수 전 서울 강북구청장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이동식)는 이날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구청장과 검찰 측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박 전 구청장과 검찰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박 전 구청장은 지난해 1월 12일 오후 11시께 택시비를 내지 않고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냐, 전 강북구청장이다"라고 소리치고 20여분간 택시 안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택시 기사가 파출소로 데려간 뒤에는 경찰관 2명을 여러 차례 밀쳐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박 전 구청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2010년 7월1일부터 2022년 6월30일까지 5~7대 강북구청장을 지냈다. 그는 1985년 재야 민주화운동 조직인 민주화추진협의회에서 활동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1995년엔 강북구의원, 1998년엔 서울시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1심은 "피고인 스스로 전직 구청장임을 내세우며 경찰관에게 파출소장을 부르라거나 본인 앞에서 모두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한 점 등은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만취 상태로 판단력이 저하한 상태에서 범행했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