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상장지수펀드(ETF) 사업과 관련한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의 '계열사 밀어주기' 의혹에 대해 서면 조사에 돌입했다.
13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대상으로 서면 조사를 시작했다. 최근 'ETF 관련 계열사 담합' 문제가 불거진 뒤 금감원이 운용사를 대상으로 검사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에 대해서도 조만간 서면조사 공문이 접수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날 일부 운용사들에 대한 서면 조사에 들어갔고 검사는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 조사 전환 여부는 서면조사 후 검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검사에선 운용사들이 계열사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ETF 설정액을 늘린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불건전 영업행위나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이 있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사가 삼성운용의 대표 금리형 상품인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를 총 2조940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가운데 15%가 계열사로부터 나온 것으로 나타나 자산운용사들과 증권사, 보험사 등 계열사 간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여의도동 금융투자협회에서 자산운용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ETF 판매 담합 문제 제기와 관련해) 현장 점검은 해야겠지만 검사까지 이뤄질지는 모르겠다"며 "성장 중인 ETF 시장에 지장을 줘선 안 된다는 게 기본적인 금감원의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