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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에너지 기구(IEA)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중단하고 공급 정상화에 나설 경우 세계 석유 시장이 4분기에는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IEA는 현재 여름철 최대 수요로 원유 재고가 줄어든 상태지만, OPEC+가 감산을 마치고 10월부터 정상 생산으로 들어갈 경우 공급 과잉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원유 가격은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둔화로 올들어 하향 안정됐으나 여름철 냉방 및 여행 등 수요 급등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오르기 시작,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이 배럴당 80달러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다.
IEA는 "지금은 여름철 최대 수요에 맞추기 위해 6월 재고가 2,620만배럴 감소하는 등 글로벌 재고가 크게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IEA에 따르면 중국의 석유 소비는 경제성장 둔화에 전기차의 급격한 보급 등의 요인으로 6월 기준으로 3개월째 감소했다. 반면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국과 다른 신흥국의 수요 둔화를 메우고 있다고 IEA는 밝혔다.
내년에는 석유 수출국 기구 회원국과 동맹국이 감산을 계속하더라도 비OPEC+산유국인 미국, 가이아나, 브라질의 공급 급증으로 하루 92만 배럴의 재고가 쌓일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까지는 OPEC+는 자발적인 감산 중단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다. IEA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이끄는 OPEC+가 감산을 중단할 경우 4분기에 하루 약 543,000배럴이 추가 공급될 수 있으나 시장 상황에 따라 계획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여러 OPEC+ 회원국들의 재정 적자 문제가 심각해져, OPEC+가 감산을 지속할 지, 중단할지에 대해서는 분석가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전 날 나온 별도의 보고서에서 OPEC은 중국의 수요 둔화를 이유로 처음으로 올해 석유 수요 예측치를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IEA가 추정한 것보다 두 배 더 많다.
IEA는 올해와 내년에 전세계 석유 소비가 하루 100만 배럴 미만, 즉 약 1%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침체된 경제 상황과 전기차 등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 교통수단으로의 전환에 따른 것이다. 전체 수요는 하루 평균 1억 306만 배럴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전 날 이란의 보복 임박 소식에 3% 이상 급등했던 국제 유가는 이 날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브렌트유 선물은 유럽 ICE 시장에서 전 날보다 0.3% 내린 배럴당 82.07달러, 미국산 WTI(서부텍사스중질유) 근월물은 76.25달러에 거래중이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