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샤갈의 그림이 올 들어 처음으로 국내 경매에 선을 보인다. 케이옥션이 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여는 ‘8월 경매’에서다. 경매에는 에르메스 가방, 까르띠에 시계 등 명품도 나온다.
15일 케이옥션에 따르면 이번 경매에는 122점(총 75억원 규모)이 출품됐다. 프랑스 파리에서 주로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이 눈에 띈다. 가장 눈여겨볼 만한 것은 샤갈의 ‘연인들’(Les Amoureux·사진). 추정가는 3억8000만~10억원이다. 샤갈과 부인 벨라 사이에서 태어난 딸 이다 샤갈(1916~1994)이 생전 소장한 작품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마리 로랑생(추정가 2000만~3500만원)의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특유의 옅은 색조와 유려한 붓놀림이 돋보인다.
파리에서 지금도 활동하는 노장(老將)들의 작품도 나온다. 장 피에르 카시뇰(89)의 작품은 추정가 7000만~2억원에 출품됐다. 만개한 수국 화분 옆에서 턱을 괴고 정면을 바라보는 여성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열린 예술의전당 전시에서 16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미셸 들라크루아의 작품도 선보인다. 강가의 마을에서 펼쳐지는 전원생활 장면을 그린 그림의 추정가는 1500만~5000만원이다.
국내 작가 중에서는 유영국의 1986년작 ‘Work’(3억~4억5000만원), 김환기의 미국 뉴욕 시기 작품 ‘14-IX-71’(1971·5000만~1억원), 단색화 거장 윤형근의 1990년대 ‘Burnt Umber & Ultramarine’ 연작 세 점(1억5200만~8억원)을 주목할 만하다.
최근 해외 미술계에서 뜨거운 러브콜을 받는 작가들의 작품도 나온다. 베네치아비엔날레 본전시에 작품을 출품한 조각가 김윤신의 회화 작품 ‘환희’, 베네치아비엔날레 공식 병행 전시 ‘달집 태우기’를 열고 있는 이배의 작품 네 점 등을 이번 경매에서 만날 수 있다.
미술품만큼이나 비싼 명품도 경매에 오른다. 에르메스의 핸드백인 버킨 30 포로수스 크로커다일 로제 뽀로푸르가 추정가 9800만~2억원에 나온다.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까르디에 베누아 시계는 6000만~2억원 선에 출품됐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