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붙어 있는 경기 과천시 과천공공주택지구(과천지구) 공급 물량이 1만여 가구로 당초보다 3000여 가구 늘어났다. 하수처리장 위치 논란 등의 영향으로 사업이 지연돼 2029년 처음 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과천지구의 지구계획을 승인했다고 13일 발표했다. 과천지구는 과거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로 묶여 있던 과천 원도심과 서울 서초구 사이 169만㎡ 면적에 1만204가구(2만7552명) 규모로 조성된다. 당초 7000가구 규모로 계획됐는데 물량이 1만여 가구로 늘어났다. 이 중 6487가구(공공분양 3425가구, 분양전환형 982가구, 통합공공임대 2080가구)는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공주택으로 선보인다. 민간분양 물량은 2879가구다.
토지 보상은 완료됐고 지장물 보상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국토부는 올해 주택 설계를 시작해 2028년 착공할 계획이다. 2029년부터 순차적으로 청약받을 예정이다. 당초 2026년 입주가 목표였다. 하지만 하수처리장 위치를 둘러싸고 과천시와 서초구가 이견을 보인 데다 멸종위기 동물인 맹꽁이 서식이 확인돼 사업이 지연됐다. 정부는 과천~우면산 고속화도로 지하화 등 주요 인프라 사업과 주택 착공을 함께 진행하는 등 주택 공급을 최대한 서두르겠다는 방침이다.
과천지구는 교통 여건이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과 경마공원역 등이 근처에 있다. 강남역까지 20분 내 이동할 수 있다. 과천과 강남·위례를 연결하는 위례과천선 정거장도 들어설 예정이다. 국토부는 민자적격성 조사를 거쳐 위례과천선의 지구 내 정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인근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의 정부과천청사역도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짓는다. 과천대로~헌릉로 연결도로 신설, 이수~과천 간 복합터널 건설 등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공원 면적 두 배에 달하는 녹지도 갖춘다. 교육시설로는 유치원 1개소와 초등학교 2개소, 중·고등학교 각 1개소를 배치한다. 경기 판교 테크노밸리와 비슷한 수준인 28만㎡ 규모의 자족용지를 공급한다. 역세권 부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바이오·의료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할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과천지구가 본격 공급되기 시작하면 청약 열기가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과천의 지난 6월 아파트값 상승률(한국부동산원 기준)은 1.56%로 서울(0.56%)을 크게 웃돌았을 정도로 수요자 선호도가 높다.
국토부는 매주 화요일 기자단을 대상으로 ‘8·8 공급대책’ 후속 조치를 알리는 브리핑을 열기로 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국민이 원하는 우수한 입지에 양질의 주택이 넉넉히 공급될 때까지 주택 공급 확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