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샀는데 물렸다"…코스맥스, 부진한 실적에 14%대 '급락'

입력 2024-08-13 11:10
수정 2024-08-13 11:25

상반기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화장품주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일부 업체의 실적이 부진하자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모양새다.

13일 오전 11시 4분 현재 잉글우드랩은 전일 대비 3380원(20.61%) 하락한 1만30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맥스도 14.3% 하락한 11만8100원을 가리키고 있다. 두 종목 외 한국콜마(-6.33%), 토니모리(-6%), 아모레퍼시픽(-3.57%), LG생활건강(-1.62%) 등 유가증권시장의 대형 화장품주도 약세다.

2분기 실적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밑돌았다. 전날 장 마감 후 잉글우드랩은 2분기 영업이익이 4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30.8% 감소한 수치다. 시장 기대치도 36.6%가량 밑돌았다.

코스맥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46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컨센서스를 18.08% 밑돌았다. 한 투자자는 코스맥스 종목 토론방에 "어제 사서 물려버렸다. 화장품은 이제 손떼야겠다"며 한탄했다.

화장품 업계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권가 추정치를 90% 넘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냈다. 중국 법인의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실적 공개 후 전날까지 27.26% 급락했다. 10조원대를 바라보던 시가총액도 6조원대 후반으로 쪼그라들었다.

LG생활건강의 매출 역시 1조75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줄었다. 매출은 줄고 마케팅 비용은 늘어남에 따라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해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5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4% 늘었다.

다만 증권가에선 일부 종목의 낙폭이 과하다고 분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에 대해 "지난 1개월 간 중국 사업에 대한 우려로 코스맥스에 과매도가 발생했다"며 "현재 주가(전날 기준 13만7800원)엔 대부분의 리스크가 반영되어 있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 주가는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