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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사진)이 임기 첫해 추진한 미국 제조업 투자 프로젝트 10개 중 4개가 지연되거나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 등을 통해 추진한 1억달러(약 1370억원) 이상 규모 프로젝트 중 약 40%가 지연되거나 무기한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지연·중단된 프로젝트 총규모는 840억달러(약 115조2000억원)에 달한다.
보류된 주요 프로젝트에는 에너지 기업 에넬의 10억달러(약 1조3700억원) 규모 오클라호마주 태양광 패널 공장, LG에너지솔루션의 23억달러(약 3조1500억원) 규모 애리조나주 배터리 공장 등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월 애리조나주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을 착공했으나 두 달 만에 중단했다.
제조업 투자가 중단·지연되는 요인으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중국산 저가 배터리·태양광 패널의 공세 등이 꼽힌다. 전기차 시트 제조업체인 리어코퍼레이션은 1억달러 이상 투자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부품 생산공장을 세우는 계획을 폐지했다. 태양광 패널 업체인 VSK에너지는 콜로라도주 브라이튼에 2억5000만달러 규모 제조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으나 취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현 정부가 약속한 지원이 끊길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의 고민거리다. VSK에너지 한 임원은 “만약을 대비해 같은 당 누군가가 여러분의 권리를 위해 트럼프와 싸울 수 있도록 빨간색(공화당) 주에 있는 게 좋을 것”이라며 중서부 주에서 부지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모호한 IRA 지원 규정, 복잡한 반도체법 심사 과정 등도 지원의 걸림돌로 꼽힌다. 반도체 조립·후공정 기업인 인테그라테크놀로지는 캔자스주 벨에어 지역에 18억달러 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정부 자금 지원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투자가 부진할 경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블루칼라 유권자 표심을 잡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알렉스 자케스 백악관 경제개발·산업전략 특별보좌관은 “허가나 자금 조달과 관련된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