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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동반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슈퍼사이클(장기적인 상승세) 진입’이 거론되던 원자재 가격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블룸버그통신이 미국 상품선물위원회(CFTC)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미국 헤지펀드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원유, 금속, 곡물 등 20개 원자재 선물·옵션에 15만3000개의 순매도 포지션을 취했다. 자본시장이 원자재 가격 하락에 베팅했다는 뜻이다. 원자재 파생상품 시장이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전환한 것은 2016년 초 이후 처음이다. 순매도 규모는 2011년 이후 최대다.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블룸버그원자재지수(BCOM)는 이날 한 달 전 대비 5.1% 하락한 95.61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구리는 11.23%, 철광석은 6.88% 내렸고 옥수수(-7.18%), 대두(-5.15%) 등 농산물도 하락세였다. 지난 5일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원유 가격도 약세다. LSEG오일리서치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7월 원유 수입은 중국과 인도의 수요 약화로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자재 매도세를 촉발한 것은 국제 수요를 이끄는 미국과 중국이 함께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철광석,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말 중국 부동산 위기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실업률 등 경제지표가 미국 경기 침체 공포를 불러오자 금속·농산물 가격이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급 차질과 원자재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투기 세력을 기록적인 강세 베팅으로 몰아넣었다”며 “이 같은 추세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