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의 가스관을 막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천연가스 가격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11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거래소의 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주 메가와트시(㎿h)당 40.3유로를 돌파하며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한 달 새 24.5% 상승했다. TTF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달 26일부터 급등했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점령 소식이 전해지자 또 한번 크게 올랐다. 통상 유럽은 러시아 가스관 덕분에 동북아시아보다 가스를 싸게 사서 썼으나 지금은 유럽이 오히려 더 비싸게 액화천연가스(LNG)를 사들인다는 얘기다.
러시아는 유럽행 천연가스의 절반가량을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가스관으로 보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개전 이후 이 가스관을 막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의 우크라이나 가스관 이용 계약은 올해까지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3월부터 “가스프롬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계약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9월 발트해의 노르트스트림1·2 가스관이 폭파돼 우크라이나 가스관 외에는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