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가 냉각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제기된 미 중앙은행(Fed)의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사그라들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고 노동시장도 여전히 견조한 수준이란 이유에서다.
11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미국 실업률 발표 이후 Fed가 9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74%까지 봤던 시장의 기대감은 46.5%로 떨어졌다.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53.5%로 집계됐다.
빅컷 기대감이 약해진 것은 최근 다른 고용 지표에서 여전히 노동시장이 강한 것으로 나와서다. 지난 3일 기준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는 23만3000명으로 전주보다 1만7000명 줄었다. 1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Fed 일부 인사는 빅컷뿐만 아니라 금리 인하 자체에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미셸 보먼 Fed 이사는 10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캔자스 은행가협회 연례회의 연설에서 “5월과 6월 인플레이션이 낮아진 것은 환영할 만한 진전이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2% 목표를 불편하게 웃돌고 있다”며 “현재의 정책 기조에 대한 조정을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 방식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노동시장의 지속적인 강세를 여전히 보고 있으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할 준비가 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했다. 보먼 이사는 △미국의 재정 정책 △이민으로 주택시장이 받는 압력 △지정학적 리스크가 모두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먼 이사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 또한 같은 자리에서 현재 Fed 정책 기조가 “그렇게 긴축적이지 않다”며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려면 노동시장이 더욱 냉각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슈미드 총재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이 없다.
앞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7월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지난달 31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르면 다음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며 피벗 기대감을 높였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