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84%를 벌어들였다. 1분기 고점을, 2분기 저점을 찍던 실적 구조도 바뀌었다.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도 넘볼 수 있게 됐다.
크래프톤은 지난 2분기 매출 7070억원, 영업이익 3321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83%, 영업이익은 153% 늘었다. 둘 모두 이 회사 역대다. 직전 1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이 6%, 영업이익은 7% 증가했다. 지난해 크래프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1분기에 가장 많았고 2분기가 가장 적었다. 게임업계에선 2분기를 비수기로 본다. 겨울방학 특수와 추운 날씨로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1분기에 실적이 잘 나오는 경우가 많다.
눈여겨 볼 부분은 영업이익이다. 크래프톤이 올 상반기 낸 영업이익은 6426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4145억원)을 55% 웃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7680억원)과 비교해도 84% 수준이다. 이 추세대로면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매출은 1조37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늘었다. 이번 분기 실적은 에프앤가이드가 추정치로 내놨던 지난 2분기 매출 5508억원, 영업이익 1992억원도 상회한다.
이 회사 주력 게임인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평균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40% 늘어난 게 호실적을 이끌었다. 과금 이용자 수는 같은 기간 130%나 증가했다. 해외 매출 비율은 94%를 기록했다. 여전히 해외 시장이 주 수익원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반기 주요 신작들이 출시 예정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크래프톤은 올 4분기 중 모험·탈출 모바일 게임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세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연내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도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외부 지식재산권(IP) 투자 건수는 지난달 기준 11건으로 지난해 전체 투자 건수와 같다. 지난달 일본 게임사인 탱고 게임웍스의 개발팀 인력 50여명도 영입했다.
크래프톤은 현지 문화에 맞춘 마케팅과 e스포츠 대회 운영을 통해 인도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게임 신작도 올 하반기에만 최대 2개를 내놓는 게 목표다. 크래프톤은 자회사인 렐루게임즈를 통해 ‘언커버 더 스모킹 건’, ‘마법소녀 루루핑’ 등 인공지능(AI) 기반 게임을 지난 상반기 선보였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