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C&E가 저탄소 시멘트를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3분기부터 시멘트 수요가 둔화한 가운데 쌍용C&E는 북미 시장을 개척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쌍용C&E는 12일 클링커(시멘트 원료가 되는 탁구공 크기의 덩어리)함량을 낮춘 석회석시멘트 3만t을 미국에 수출했다고 밝혔다. 쌍용C&E는 1998년부터 대미 수출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저탄소 시멘트의 미국 진출은 국내 업계 최초다. 이번 수출 제품은 일반 시멘트 보다 클링커 함량을 줄인 대신 석회석 미분말 첨가재를 10% 높여 기존 보다 탄소 배출량을 약 6% 낮췄다. 그럼에도 일반 시멘트와 비교할 때 응결시간, 초기 중장기 압축강도, 황산염 저항성 등 성능은 같은 수준이다.
쌍용C&E는 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3년이 넘는 연구개발(R&D)과정을 거쳤다. 그 덕분에 미국시멘트협회의 까다로운 품질 검사를 통과했고, 워싱턴, 아이다호, 오리건 등 미국 3개주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다. 쌍용C&E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석회석시멘트 수출량을 20만t까지 늘릴 예정이고, 추후 6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쌍용C&E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는 혼합계시멘트 관련 국가표준(KS)이 슬래그(KS L 5210)와 플라이애쉬(KS L 5211), 포졸란(KS L 5401) 세 종류가 있으나, 향후 탄소발생량 감축을 위해서는 미국처럼 석회석시멘트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친환경시멘트가 사용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환경의 변화와 탄소중립의 필요성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탄소중립 산업핵심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년간에 걸쳐 ‘혼합시멘트 제조기술 개발’을 위한 R&D를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총괄 주관기관인 쌍용C&E와 함께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한라시멘트와 시멘트협회, 세라믹기술원, 콘크리트학회, 대학교 등 시멘트 관련 주요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저탄소 친환경 혼합시멘트 개발 및 실용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