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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전문 헤지펀드 힌덴버그리서치는 1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마하비 부흐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 회장과 아다니그룹의 유착관계를 폭로했다.
힌덴버그는 아다니그룹의 자금세탁 및 투자용으로 사용된 역외펀드 'IPE 플러스 펀드'에 2015년 부흐 회장과 그의 남편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는 부흐 회장이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입성하기 2년 전이다.
힌덴버그에 따르면 'IPE 플러스 펀드'는 인도 증권사 IIFL를 통해 아다니그룹이 설립한 소규모 역외펀드다. 힌덴버그는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의 동생 비노드 아다니가 그룹 계열사에서 자금을 빼돌린 다음 이 펀드를 통해 인도 시장에 투자했다고 폭로했다.
힌덴버그는 이 펀드에 부흐 회장이 함께 투자해 이익을 봤다며 "40개가 넘는 언론이 내놓은 (아다니그룹의 탈세·분식회계 의혹) 증거에도 불구하고 SEBI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흐 회장은 이날 즉각 부인했다. 그는 "(힌덴버그) 보고서에서 제기된 근거 없는 주장을 강력히 부인한다"며 "공개가 필요한 자료는 이미 수년에 걸쳐 SEBI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부흐 회장은 자세한 내용이 담긴 성명을 곧 발표할 계획이다.
11일 아다니그룹은 "언급된 개인이나 사안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당사의 해외 지주 구조는 완전히 투명하다"고 밝혔다. 힌덴버그가 언급한 역외펀드도 이날 "어떤 투자자도 펀드 운용이나 투자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 펀드에서 부흐 부부가 보유한 지분은 총 유입액의 1.5% 미만"이라고 했다.
힌덴버그는 지난해 1월 아다니그룹 주요 상장사의 탈세와 분식회계를 폭로했다. 이로 인해 아다니그룹 시가총액이 1530억달러(약 211조5000억원)가량 증발했다.
지난달 1일 SEBI는 해당 보고서의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힌덴버그 측에 소명 요구서를 보냈다. 소명 요구는 공식적인 법적 조치에 앞서는 경우가 많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