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사기 피해 주택 등을 ‘셀프 낙찰’ 받아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공급하는 ‘든든전세주택’이 두자릿수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전세보증금 떼일 걱정 없이 시세의 90% 수준에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다는 게 인기 비결로 꼽힌다.
HUG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2주간 진행된 든든전세주택 1차 입주자 모집에서 89개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총 24가구를 모집했는데 2144명이 신청했다. 10가구 모집에 1654명이 몰린 서울의 경쟁률은 165대 1에 달했고, 경기 부천도 35대 1(14가구 모집에 490명 신청)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HUG는 추첨을 통해 오는 21일 당첨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첨 여부는 HUG의 안심전세 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첨자는 주택을 직접 살펴본 후 입주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계약체결 등 후속 절차를 거쳐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가능하다.
든든전세주택이란 HUG가 임대인을 대신해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되돌려주고, 경매를 신청한 주택을 직접 낙찰받아 무주택자에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무주택세대 구성원이라면 소득과 자산에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HUG가 집주인인 만큼 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다. 최장 8년간 시세의 90% 수준의 보증금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HUG는 매월 말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2차 모집은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진행된다. HUG는 든든전세주택 사업을 시작한 지난 5월7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총 1026가구의 주택을 낙찰받았다. 낙찰받은 주택에 대한 소유권 확보, 하자 수선 등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든든전세주택 모집 물량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병태 HUG 사장은 “전세사기 걱정 없이 서울 및 수도권 선호지역에서 비교적 저렴한 보증금으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어 많은 무주택 임차인이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으로 든든전세주택 공급 물량을 확대해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든든전세주택 사업은 HUG 뿐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펼치고 있다. 앞서 LH가 전국 10개 지역에서 공급한 든든전세주택 1차 청약에서도 1641가구 모집에 3만4679명이 신청하며 평균 2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