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근대5종서 '막판 값진 銀·銅' 수확

입력 2024-08-12 00:44
수정 2024-08-12 00:45
반전과 감동으로 물든 대한민국의 2024 파리올림픽 피날레 주역은 박혜정(21)과 성승민(22)이었다. 대회 최종일인 11일 성승민이 여자 근대5종에서 아시아 최초의 동메달을 수확했고, 박혜정은 역도 여자 81㎏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이로써 한국은 총 메달 32개(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역대 최다였던 1988년 서울올림픽의 33개에 1개 모자란 대기록을 세웠다.

박혜정은 이날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경기에서 인상 131㎏, 용상 168㎏, 합계 299㎏을 들었다. 합계 309㎏(인상 136㎏, 용상 173㎏)을 든 ‘세계 최강’ 리원원(중국)은 넘어서지 못했지만, 자신이 보유한 합계 한국 기록(종전 296㎏)을 넘어서며 은메달을 따냈다. 3위 에밀리 캠벨(영국)의 288㎏(인상 126㎏, 용상 162㎏)과는 11㎏이나 차이를 벌였다.

박혜정은 ‘장미란 키즈’다. 중학교 1학년 때 장미란의 경기를 보고 역도를 시작했고, 주니어 선수권 대회를 휩쓸었다. 성인무대에 데뷔한 지난해에는 세계선수권 대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석권하며 장미란을 이을 기대주로 떠올랐다.

첫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박혜정은 인상 123㎏으로 시작해 127㎏, 131㎏까지 무난히 성공했다. 곧바로 131㎏으로 시작한 리원원은 136㎏까지 성공했다. 승부는 용상에서 갈렸다. 박혜정이 1차 시기에서 163㎏을 들어 올리자 리원원은 167㎏으로 달아났다. 이어 박혜정이 168㎏을 성공시켰고 리원원은 다시 한번 173㎏을 들어 격차를 벌렸다. 박혜정은 3차 시기에서 173㎏을 드는 데 실패하면서 은메달을 확정지었다. 박혜정의 은메달로 한국 역도는 2008년 베이징대회 이후 16년 만에 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거뒀다.

성승민은 이날 프랑스 베르사유의 베르사유궁전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여자 개인전 결선에서 펜싱, 승마, 수영, 레이저 런(육상+사격) 합계 1441점을 기록했다. 미첼레 구야시(헝가리·1461점), 엘로디 클루벨(프랑스·1452점)에 이어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시작된 근대5종 여자부 경기는 유럽의 독무대였다. 유럽 외의 대륙에서 나온 메달리스트는 2012 런던 동메달의 야네 마르퀴스(브라질), 2016 리우데자네이루 금메달의 클로이 에스포시토(호주) 단 두 명뿐이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메달을 따낸 것은 성승민이 처음이다. 8위로 결선을 시작한 성승민은 승마에서 300점 만점을 따내며 3위로 올라섰다.

펜싱 보너스라운드에서 점수를 챙기지 못해 5위로 잠시 밀려났다가 수영에서 3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앞선 종목들의 성적에 따라 출발 시차를 두는 레이저 런에서 선두보다 31초 늦게 출발했지만 클루벨과 2·3위를 다툰 끝에 3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함께 출전한 김선우(경기도청)는 1410점으로 8위에 자리해 세 번째 올림픽에서 개인 최고 성적을 거뒀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