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X에 비판글 올리자…접속 아예 막아버린 '이 나라'

입력 2024-08-11 18:27
수정 2024-08-1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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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와 베네수엘라가 각각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과 엑스(X·옛 트위터) 접속을 일주일 넘게 차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SNS 통제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튀르키예, 이유 설명도 없이 "인스타 접속 금지"

튀르키예 당국은 10일(현지시간) 자국 내 인스타그램 접속 금지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압둘카디르 우랄로을루 튀르키예 교통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인스타그램 측과 범죄성 게시물을 분류하고 검열하는 데 공동으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며 "금지령은 10일 늦게 해제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튀르키예 정부가 지난 2일 돌연 인스타그램 접근을 차단한 지 약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당시 튀르키예 정보통신기술청은 "인스타그램을 차단하기로 결정했다"라고만 공지했을 뿐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이번 차단 조치의 배경으로 인스타그램이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살해된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에 대한 추모 게시물 일부를 삭제한 것이 원인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과 서방의 이스라엘 지원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파흐레틴 알툰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하니예 추모글을 정당한 이유 없이 삭제한 인스타그램을 규탄한다"며 "이는 명백한 검열 시도"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러한 플랫폼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표적인 야당 지도자인 오즈구르 오젤 튀르키예 공화인민당 대표는 "전 세계적일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튀르키예 정부가 과거에도 테러나 자연재해 발생 시 안보를 이유로 SNS 접근을 제한한 사례가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5700만 명 이상의 인스타그램 사용자를 보유해 인도, 미국, 브라질,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인스타그램 사용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베네수 마두로 대통령 "X 열흘간 차단"

베네수엘라의 'SNS 금지령'은 현재진행형이다. 부정선거 의혹 속에 3선에 성공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엑스에 대해 10일간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X의 대주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적'이라고 부르며 "증오와 폭력을 심고 해외에서 베네수엘라를 공격하려는 계획은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에 대한 마두로의 적대감은 머스크가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대선 전 자신의 엑스 계정에 "베네수엘라 주민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야권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가 발표되자 "독재자 마두로가 부끄럽다"며 이번 대선을 '비극'이라고 비난했다.

엑스 차단에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메신저 앱인 왓츠앱 사용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그는 "파시스트들이 폭력 행위를 조장하는 데 왓츠앱이 주로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틱톡과 인스타그램 역시 증오 조장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혀 추가 제재 가능성을 내비쳤다. 블룸버그통신은 마두로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비판자를 침묵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탄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