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자사 전기차 화재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45억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인도적 차원에서의 지원이란 입장이다.
벤츠 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오노레 츄크노 부사장과 제품·마케팅 및 디지털 비즈니스 부문 총괄인 킬리안 텔렌 부사장 등 임원들은 지난 9일 오후 7시께 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 주민 대표를 만났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사고에 따른 피해 복구와 주민 생활 정상화를 위해 45억원을 긴급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아직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일상생활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고려해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결정했다고 벤츠 코리아는 설명했다.
벤츠는 현재 사고 직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다수의 본사 전문가를 현장에 긴급 투입했으며,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
벤츠 측의 인도적 지원에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이었으면 45억원이 아니라 45억달러의 소송감”, “피해자들에게는 성의 표시를 했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한편, 인천소방본부는 아파트 방재실에서 화재 수신기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을 한 결과 '솔레노이드 밸브'가 작동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불이 난 직후인 당일 오전 6시 9분께 수신기로 화재 신호가 전달됐으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야간 근무자가 이 밸브와 연동된 정지 버튼을 방재실에서 누른 기록이 확인됐다.
그러나 스프링클러의 작동 여부와 관계없이, 배터리를 충전 중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벤츠 측의 과실 여부가 이번 조사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