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광고, 쇼핑 등 다양한 부문에서 성장세가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에 포위돼 고사할 것이란 우려를 조금씩 씻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이익 5분기 연속 증가
네이버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6105억원과 영업이익 4727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8.4%, 영업이익은 26.8%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여섯 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률도 18.1%로 1년 전(15.5%)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률 다섯 분기 연속 증가라는 기록도 세웠다.
검색 광고·커머스·클라우드 등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서치(검색) 플랫폼 9784억원, 커머스 7190억원, 핀테크 3685억원, 콘텐츠 4200억원, 클라우드 1246억원 순이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AI 매출이 발생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19.2% 늘었다. 인텔과 진행하고 있는 AI칩 검증 작업에 대한 프로젝트성 매출이 2분기에 처음 발생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3~5년 후에도 두 자릿수 성장에 자신이 있다”며 “향후 1~2년간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쇼핑 사업에 AI 추천 고도화네이버 미래 전략의 키워드는 AI를 기반으로 한 딥테크다. 해외 정보기술(IT) 기업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기술 수준을 갖추고,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검색에 치중한 비즈니스 모델에도 메스를 대겠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개발한 ‘하이퍼클로바X’를 한국은행, 한국수력원자력, HD현대 등에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연내 사업 성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I 추천을 고도화해 커머스 사업을 더 키우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최 대표는 “AI 추천 기능을 앞세워 브랜드 스토어를 확대하고 데이터 커머스를 도입해 시장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AI를 활용한 대화형 에이전트(비서) 서비스에 대해선 “별도 구독료를 책정하는 식의 수익화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주요 리스크로 꼽히던 라인야후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도 재차 입장을 내놓았다. 최 대표는 “최대 주주 지위를 변동하거나 라인에 대한 컨트롤을 축소하는 방안 등의 전략적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다만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공동 보유한 A홀딩스의 라인야후 지분은 1~2% 줄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일본 도쿄거래소 규정이 바뀌면서 라인야후가 지난 2일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데 따른 것이다.
네이버웹툰 모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분기 7660만달러(약 10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3억2100만달러(약 4400억원)로 전년 동기와 비슷했지만 기업공개(IPO) 관련 비용, 주식 보상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이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및 네이버웹툰 대표는 “잠재력이 높은 시장에서 성장을 가속하는 기회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