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슈가, 퇴근 후 '음주운전' 괜찮다?…"탑은 강제전역 했는데" [이슈+]

입력 2024-08-09 08:52
수정 2024-08-09 09:09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본명 민윤기·31)의 음주운전 소식이 전해진 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동 스쿠터'를 '전동 킥보드'라고 표현해 사건 축소 의혹과 함께 군 복무를 대신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음주운전을 했고, 이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는 것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경찰에 따르면 슈가는 지난 7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슈가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노상에서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타다가 넘어진 채로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진 후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뮤직 측은 "음주 상태에서 귀가하던 중 헬멧을 착용한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이용했다"면서 인명이나 물적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슈가 역시 "어젯밤 식사 자리에서 술을 마신 후 전동 킥보드를 타고 귀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킥보드'라는 해명과 달리 경찰은 사고 당시 슈가가 탔던 기기는 안장이 달린 전동 스쿠터 형태에 가까운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전동 스쿠터는 도로교통법상 원동기 장치 자전거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집 앞 500m' 정도라고 해명한 것과 달리 사고 전 IBK기업은행 한남동 WM센터를 지난 CCTV 영상도 공개됐다. 이곳에서 사고 지점인 나인원한남까지 거리는 차도 기준 1.5㎞에 이른다. 도보 거리는 447m지만, 길을 건너려면 건널목이 없어 육교를 통해야 한다. 도로교통법상 전동 스쿠터는 차도와 자전거도로만 주행할 수 있다.

또한 전동 킥보드와 전동 스쿠터는 처벌 수위가 다르다는 점에서 '사건 축소' 비판까지 불거지고 있다. 개인형 이동장치에 해당하는 전동 킥보드는 면허취소와 범칙금 등 행정 처분에 그치지만 전동 스쿠터는 형사 처벌받는다. 범칙금과 별도로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논란이 커지자 소속사 측은 "사안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향후 해당 제품에 대한 수사기관의 분류가 결정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슈가는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군 복무 중이었다. 슈가는 지난 2023년 9월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 중이며, 2025년 6월 소집 해제된다.

슈가의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진 후 병무청의 징계 조치가 있으리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병무청은 근무 시간 외 벌어진 일로 별도의 징계 조치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병무청은 "해당 사회복무요원은 근무 시간 이후에 개인적으로 음주 상태에서 운전, 경찰에게 적발됐다"며 "도로교통법 등 관련법에 따라 처벌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입대 전 있던 범죄 행위로 강제전역을 한 사례도 있었기 때문.

그룹 빅뱅 출신 탑(본명 최승현)은 2017년 8월 의무경찰로 군 복무 중 입대 전인 2016년 12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가수 연습생과 대마초 형태 두 차례, 액상형태 대마초 두 차례 등 총 네 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탑은 대마초 흡연 사실을 모두 인정했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 2000원을 선고한 1심 판결에 검찰과 탑 모두 항소하지 않아 확정되면서 의무경찰 신분을 박탈당하고 강제 전역 돼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했다.

병무청에서는 슈가와 관련한 논란에 "복무 기관과 사회복무요원들이 복무 기간에 법규를 준수하도록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복무지도관을 통해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근무 시간 외 행위에도 '경고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국민신문고에 '슈가법(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개정안)' 제정 요구 민원까지 접수됐다.

민원 접수자는 "슈가는 '대한민국헌법'과 '병역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사회복무요원 복무 중 '음주운전'을 한 행위는 건전한 사회통념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