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하락했다. 전날은 장중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어도 상승세로 마감했다면 이날은 더 많은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으로 흘러내렸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4.21포인트(0.60%) 밀린 3만8763.4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0.53포인트(0.77%) 내린 5199.5,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71.05포인트(1.05%) 떨어진 1만6195.81에 장을 끝냈다.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단 게 확인된 하루였다. 주요 주가지수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내 차익 실현 혹은 손절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밀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결국 시장은 최근 제기됐던 경기 경착륙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 엔화의 변동성, 대선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개별 종목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였다"며 "종목별 장중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게 오늘 하락의 주된 배경"이라고 짚었다. 장 초반 큰 폭으로 상승했던 반도체 업종이 매물 출회되며 하락 전환하자 지수도 상승을 반납하고 하락하며 마감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채 금리도 Fed의 금리인하 기조에 과도하게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되돌림이 강하게 유입되며 변화폭이 확대됐다"면서 "외환시장과 상품시장도 변동성이 확대됐던 만큽 오늘 금융시장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변동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은행(BOJ) 부총재가 시장이 계속 불안정하면 금리인상을 유보할 수 있다고 발언한 점이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BOJ) 부총재는 최근 시장 변동성을 언급하며 "시장이 불안정할 때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발언에도 주가지수가 장중 흘러내린 것은 급락을 촉발한 재료가 엔 캐리 트레이드만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입찰이 부진했던 점도 주가에 하방 압력을 넣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3% 넘게 급락한 점은 주목된다. 시장 전체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반도체 관련주의 하락폭이 더 컸다는 뜻이다.
대형 기술주 가운데 엔비디아가 5% 넘게 떨어졌고 브로드컴도 5.32% 하락했다. Arm홀딩스도 5% 넘게 밀렸다.
AMD, 퀄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반도체 관련 주식도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에 못 미치면서 20.1% 폭락했다. 테슬라도 최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각종 설화에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4.4% 하락했다.
디즈니도 4% 넘게 떨어졌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