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등 그린벨트 풀어 8만가구 짓는다

입력 2024-08-08 17:48
수정 2024-08-16 18:49

정부가 급등하는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 이명박 정부 이후 12년 만에 서울에서 대규모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에 나선다.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 재건축·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 등 복잡한 절차를 통합하는 ‘특례법’을 제정해 사업 기간을 최대 6년가량 단축하기로 했다. 비아파트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신축 소형주택을 2027년까지 매입하면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한다.


국토교통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2029년까지 수도권에서 42만7000가구의 주택 공급 기반을 확충하는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오는 11월(5만 가구)과 내년(3만 가구) 서울 및 인접 지역의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 8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서초구와 강남구 등을 포함한 서울에서만 1만 가구 이상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그린벨트를 대규모로 해제하는 것은 2012년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공급 이후 처음이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특례법인 ‘재건축·재개발 촉진법’을 제정해 도심 주택 공급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정비사업의 첫 단계인 기본계획 수립과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하나로 묶고,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절차를 통합한다.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75%→70%), 재건축 단지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공급 의무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추진 등도 포함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서울에서 13만 가구의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조기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에 발표한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2만 가구 이상을 추가 확보한다. 내년까지 민간 건설사가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아파트를 착공하면 준공 후 미분양이 나더라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22조원 규모까지 사주기로 했다. 비아파트 부문에서는 공공이 신축 빌라·오피스텔을 2년간 11만 가구 이상 매입해 임대로 내놓는다. 기존 소형주택도 2027년 12월까지 구입해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세금 산정 때 주택 수에서 빼준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도심에 아파트 공급 기반이 확충되고 비아파트 활성화로 아파트 쏠림 현상도 줄어들 것”이라며 “그린벨트 해제 지역이 구체화하면 강남권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이유정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