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만한 국내 중소기업 100곳을 선정해 3년간 밀착 지원하는 ‘점프업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시행한다. 중견기업이 산업의 허리를 받쳐줘야 대기업까지 ‘스케일업’할 수 있는데, 중견기업으로 올라서는 기업이 점점 줄어드는 등 성장 사다리가 약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기부는 7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민관합동평가단이 100개 기업을 선별해 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내용의 점프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중견기업으로 새로 진입한 기업은 2019년 142개, 2020년 167개, 2021년 165개 수준이었지만 2022년엔 87개로 뚝 떨어졌다.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큰 기업은 2020년 107개, 2021년 205개로 늘다가 2022년 90개로 급감했다. 김우중 중기부 지역기업정책관은 “중견후보기업 100곳을 3년 뒤 중견기업으로 키우는 게 목표”라며 “업종별 전문가, 투자자, 학계 등 민관합동평가단을 꾸려 올 하반기 1차 선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상 업종은 정하지 않았지만 미래 성장동력이 될 신사업 위주로 키울 방침이다. 성장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유입이 많아져야 중견기업 진입도 늘 것이란 판단이다. 금형 등 뿌리기업도 신사업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통 제조업 역시 100곳에 포함할 수 있다는 게 중기부 설명이다.
100개 기업에 선정되면 전담 디렉터를 통해 3년간 자문을 받는다. 전담 디렉터는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자가 추천하는 업종별 전문가, 스케일업 경험이 있는 벤처기업인, 전 대기업 임원 등으로 구성된다.
또 정부는 매년 2억5000만원씩 3년간 최대 7억5000만원을 해당 기업에 ‘오픈바우처’ 형태로 지원한다. 오픈바우처는 기존 수출바우처 등과 달리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는 곳에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자문료, 지식재산권 획득 등 스케일업을 위해 사용하면 된다. 이 예산은 내년에 신설할 계획이다.
기존의 기술보증기금 특례보증 등 금융 지원도 스케일업에 투입한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최대 200억원 한도로 기보 특례보증 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혁신성장펀드, 중견기업 전용 펀드, 수출금융 등과 연계해 중견후보기업이 스케일업 자금을 유치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도 세웠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지속 성장하려면 유망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스케일업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점프업 프로그램은 중소기업의 과감한 도전과 혁신을 전폭적으로 돕기 위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