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근대 5종 여왕' 성승민, 베르사유에서 대관식 연다

입력 2024-08-07 17:50
수정 2024-08-08 00:20
대한민국 대표단의 2024 파리올림픽은 대반전의 연속이었다. ‘금메달 5개’라는 소박한 목표로 출발했지만 일찌감치 목표를 넘겼다. 대회 초반 총·칼·활 종목의 기세를 앞세운 한국은 7일 기준 금메달 11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종합순위 6위를 기록 중이다. 144명의 소박한 규모가 만들어낸 기적이다. 정확하게 3배 많은 432명의 선수단을 꾸린 일본(금11·은6·동12, 7위)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림픽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대한민국 대표단은 베르사유궁전에서 막판 메달 레이스에 힘을 싣는다. 8일 프랑스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랭킹라운드를 시작으로 일정에 들어가는 근대 5종이다. 남녀 개인 랭킹라운드를 거쳐 9일 남자 준결승, 10일 남자 결승과 여자 준결승, 올림픽 폐회일인 11일 여자 결승이 열린다.

근대5종은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이 고안했다. 200m 물살을 가르며 레이스를 펼치는 수영을 시작으로 펜싱은 에페, 승마는 장애물 경기로 진행된다. 육상과 사격이 결합한 레이저런으로 최종 승자를 가른다. 레이저런은 앞선 종목들의 성적순으로 선수마다 출발 시간에 차이를 둬 3200m를 질주한다. 5개 종목을 고루 잘해야 하기에 운동선수의 능력을 극한까지 시험한다.

한국 근대5종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를 포함한 ‘멀티메달’을 노린다. 남자부 전웅태(29)·서창완(27), 여자부 김선우(28)·성승민(21)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대표팀은 모두가 메달권이라고 평가된다. 이들은 올림픽 직전인 지난 6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한국 역대 최고 성적을 합작하며 기세를 한껏 올린 상태다.

특히 ‘신성’ 성승민의 기세가 무섭다. 어린 시절 수영 선수로 활동한 성승민은 중학교 때 근대5종으로 전향했다. 2021년 11월 태극마크를 단 후 수영과 레이저런에서 압도적 기량을 펼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5월 월드컵 4차 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을 따낸 그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파리올림픽에서 근대5종은 선수에게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공간인 베르사유궁전에서 열리는 데다 근대5종에 승마가 포함돼 치러지는 마지막 올림픽이기도 하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