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구독 사업을 담당할 인력 확보에 나섰다. 국내 구독 사업 전략을 기획·수립할 '한국총괄' 경력자를 뽑는 채용공고를 올린 것. 올 2월에도 TV 등을 담당하는 사업부에서 구독 서비스를 기획할 경력자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7일 삼성 채용 사이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구독 사업 한국총괄 경력직 채용 공고를 냈다. 지원접수는 오는 19일까지 받는다.
삼성전자는 '구독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갖춘 경력자를 찾는다. '구독(렌탈) 상품 운영 업무 경험'도 지원자격 중 하나로 제시했다. 2년 이상 구독 관련 업무를 경험했다면 채용 과정에서 우대받을 수 있다.
구독 사업 한국총괄은 시장 트렌드를 기반으로 품목·경로별 시나리오를 수립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구독용 상품·패키지 기획, 프라이싱(Pricing) 전략도 수립한다. 구독 상품 매출·손익 관리도 맡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에도 구독 관련 경력자 채용을 진행했다. DX부문에서 TV·모니터·음향기기 등의 사업을 맡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구독 기반 유료 서비스를 새롭게 기획하고 출시할 경력직원 채용을 진행한 것이다.
VD사업부는 당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미디어 산업과 구독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비자직접판매(D2C) 방식의 구독 서비스를 기획·설계할 경력자를 찾았다. 구체적으로는 △구독 서비스 신규 기획·출시 △구독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백엔드·플랫폼 기획 △서비스 개선 전략 수립 △유료 상품 기획·관리 △글로벌 확산·운영 프로세스 수립 등을 담당 업무로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구독 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일찌감치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LG전자와의 고객 쟁탈전이 불가피하다.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로 처음 구독 시장에 진출한 이후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구독 형태로 이용할 수 있는 가전이 23종 300여개 제품에 달한다. 에어컨이나 TV뿐 아니라 가정용 프리미엄 환기 시스템, 클로이 로봇 등도 새로운 구독 상품으로 추가됐다.
LG전자가 지난해 구독 사업으로 올린 매출만 연간 1조1341억원에 달한다. 대형가전을 구독 상품으로 선보인 지 2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유니콘 사업'이 된 것이다.
소비자들도 구독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초기 구입 비용이 만만치 않은 프리미엄 가전을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1인 가구나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지난 6월 기준으로 LG베스트샵에서 한 달간 판매된 프리미엄 가전 중 구독 형태로 이용하는 비중은 36.2%로 나타났다. 구독 상품 비중이 압도적인 정수기 등을 제외한 수치다.
LG전자는 최근 국내 최초로 정수기 안에 얼음을 냉동 보관할 수 있는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구독 고객을 끌어모으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