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로 인한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의 아름다움을 보존하고 환경 보존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사진전시회가 열린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예술공간 다움(관장 홍채원)은 비두리 개인전 <숨골>(Sum-Gol)을 8월 10일(토)부터 8월 23일(금)까지 개최한다.
2009년부터 15년 넘게 동물에 대한 존엄성의 가치를 탐구한 비두리 작가는 더 넓은 자연으로 눈길을 돌렸다. 바로, 제주도이다. 제주도는 유네스코가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으로 지정한 청정지역이다. 하지만 제주도 역시 기후 위기로 인해 생태 환경을 위협받고 있다.
전시명인 ‘숨골’은 동물의 뇌에서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기관
전시명에서 ‘숨골’(Medulla Oblongata)은 비두리가 작업을 위해 방문한 비자림 설명글에서 차용했다. 숨골은 동물의 뇌에서 생명유지를 위해 호흡을 담당하는 필수기관이다. 갓난 아기가 태어났을 때에 이마 위 한가운데 움묵하게 들어가 보이는 공간이 바로 숨골이다.
제주도는 강이 없기에 물이 가장 중요한 생활 자원이다. 그래서 제주 사람들은 생명처럼 중요한 빗물이 지하로 흘러들어가는 구멍을 제주어로 ‘숨골’이라 불렀다. 제주 중산간 곳곳에 있는 숨골을 통해 지하로 스며든 빗물은 암석의 틈 사이를 통과하면서 ‘제주 삼다수’를 만든다. 또한, 숨골 내부를 통과해 나오는 공기는 암석의 틈 사이를 지나며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에 여름철에는 시원한 바람이,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 제주도의 종 다양성에 기여한다.
자연 보존과 기후위기 관심 환기하는 사진 작품 10점 전시
숨골은 ‘어떤 사물이나 대상의 핵심 또는 근원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비두리는 클럽발키리 x 시타북빠의 아트살롱 프로젝트로 지난 5월에 10일간 마음스테이호스텔에서 아티스트 레지던시로 머물렀다. 비두리는 제주도의 자연 생태 환경에서 어떤 핵심이나 근원지가 되는 숨골 같은 풍경을 찾아다녔다.
이번 <숨골>(Sum-Gol)에서 그 결과물로, 사진 작품 10점을 전시한다. 이를 통해 오늘날 처해있는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야 할 제주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비두리는 전시회를 통해 자연이 온전히 살아 숨 쉬는 풍경을 전한다.
예술공간 다움은 화성행궁 맞은 편에서 예술공간 아름을 운영하는 홍채원 관장이 청년작가를 위해 마련한 전시 공간이다. 전시 관람은 무료다. 관람 시간은 화~일로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