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보다 더 많은 박수를 받은 '특별한 패자' 브라질의 브루나 알렉산드르(29)가 한국 선수들과 경기를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은 6일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전서 브라질을 매치 점수 3-1로 물리쳤다. 한국의 승리였지만, 오른팔 없이 왼손으로만 탁구를 하는 브라질의 알렉산드르 선수의 투혼에 응원이 쏟아졌다.
알렉산드르는 이날 경기에 복식조로 나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조인 신유빈(대한항공), 전지희(미래에셋증권)를 상대했고, 당당히 4단식 주자로도 출전했다. 오른손이 없어 왼손을 든 탁구채로 공을 올리며 서브를 넣어야 했지만, 다른 일반 선수와 다름없이 공을 넘기며 승부를 이어갔다.
경기를 마친 알렉산드르는 "한국은 최고의 팀 중 하나"라며 "몇 점 득점할 수 있어서 매우 행복했고, 끝까지 싸워준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도전을 언급하며 "다리가 하나이든 팔이 하나이든 꿈을 포기하지 말라"며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어라. 난 22년의 선수 생활 끝에 오늘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알렉산드르는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백신 부작용에 따른 혈전증으로 오른팔을 절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장애라 여기지 않고, 10대에 탁구를 시작했다. 또한 스케이트보드와 풋살을 하며 균형감각을 길렀고, 2014년 베이징 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 단식과 단체전 동메달, 2017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자국에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여자 탁구 단식과 단체전에서 동메달,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단식 은메달을 얻었다. 이후 파리 올림픽에 도전했고, 국가대표로 발탁돼 단식 세계 20위 브루나 다카하시, 지울리아 다카하시 자매와 함께 단체전에 출전했다.
패럴림픽과 올림픽에 모두 출전한 탁구 선수로는 폴란드의 '한 팔 탁구 레전드' 나탈리아 파르티카에 이어 알렉산드르가 두 번째다. 브라질 스포츠 사상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하는 선수는 알렉산드르가 '최초'다. 올림픽 일정을 마친 알렉산드르는 파리 패럴림픽에서도 메달에 도전하는데, 한 해에 열린 올림픽·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선수로는 6번째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