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간, 최대 폭으로 역전됐던 미국 10년 만기와 2년 만기 국채 금리의 정상화가 임박했다.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되고, 실제 침체는 통상 시차를 두고 역전이 해소된 뒤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채권시장에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연 3.658%로 급락하면서 해당 시점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연 3.686%보다 아래로 내려갔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재역전된 것은 2022년 7월 이후 2년1개월 만이다. 다만 이후 2년물 금리가 반등해 10년물보다 약 0.13%포인트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장기 채권은 자금이 묶이는 기간이 길고, 부도 등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만기에 비례해 커지기 때문에 금리가 단기 채권보다 높다.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은 통상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린 상황에 발생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물가 전망을 따라가고, 2년 만기는 기준금리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이르면 오는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할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뒤 미 국채 금리는 빠르게 하락했다. 지난달 말까지도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연 4.280%, 10년물은 연 4.053%로 2년물이 0.2%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날 글로벌 증시에서 매도 행렬이 이어지자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자금이 몰리면서 2년물 금리가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증시 지수 하락과 장·단기 금리 재역전 등의 상황이 “거대한 되감기(great rewind)의 시작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해소가 부작용을 동반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1970년대 이후 네 차례 발생한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의 역전이 해소된 뒤엔 6~18개월 안에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예컨대 2006년 말부터 2007년 초까지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 해소된 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