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돼 온 가운데 지난 5일 오후부터 전국 곳곳에 짧은 시간 내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는 '극한 호우'가 쏟아져 피해가 가중됐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사이 하루 최대 1시간 강수량은 전남 무안 102㎜, 경북 칠곡 98㎜, 경기 양평 86㎜, 대구 달성 77.5㎜, 경기 여주 62㎜, 전남 장성 60.5㎜, 경북 의성 56.1㎜ 등을 기록했다. 이 중 무안과 장성, 칠곡과 달성의 강수량은 자동 기상관측장비(AWS)에 의해 측정돼 기상청 공식 기록으로는 인정되지 않았다.
짧은 시간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이들 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비 피해가 잇달았다. 지난 5일 오후 5시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린 무안군에서는 수도 공급 시설이 낙뢰를 맞아 무안읍과 몽탄면 고지대 일부 가구에 수도 공급이 한때 중단됐다.
앞서 같은 날 오후 3시 22분께 곡성군 입면 가건물에서 낙뢰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고, 낮 12시 4분쯤에는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사회대학 인근에서 30대 남성 1명이 낙뢰 추정 사고로 쓰러졌다.
여주시 세종대왕면·북내면·오학동 등 3개 읍·면·동에서도 같은 날 오후 9시께 낙뢰로 상당수 가구에 정전이 발생,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같은 시간 양평군 양근천의 둔치 주차장에서는 차량 11대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시간당 30㎜ 내외의 거센 비가 내린 강원 내륙과 산지 역시 피해가 있었다. 5일 오후 8시 20분께 춘천 칠전동과 근화동 일대에 정전이 발생했고, 원주에서는 단계천 범람 우려로 주민들에게 안전안내 문자가 발송됐다.
앞서 오후 6시께 괴산군 사리면 화산리 유평터널 인근에서 빗길에 미끄러진 것으로 추정되는 1t 화물차 전도 사고가 일어나 6명이 부상했고, 오후 3시 27분께 대전 중구 은행동 목척교 음악 분수대에서는 40대 근로자 3명이 불어난 하천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이밖에 전국 곳곳에서 나무 쓰러짐, 주택·도로·차량 침수, 배수 지원 요청, 도로 장애 등의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다만 전국 대부분 지역에 여전히 폭염 특보가 내려진 상태이다. 기상청은 6일 폭염 속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소나기가 쏟아질 때가 있겠다고 예보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30~35도이며, 최고 체감온도는 대부분 지역에서 35도 안팎까지 오를 전망이다.
기상청은 내륙 대부분 지역과 제주에 소나기가 올 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 강수량은 영남 5~80㎜, 호남·제주·강원 5~60㎜, 수도권·충청 5~40㎜ 이다. 강원 내륙·산지와 남부 지방엔 시간당 30~50㎜의 강한 소나기가 내릴 수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전국에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지겠으며, 내륙을 중심으로는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