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오는 7일 열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토론회를 전격 연기했다. 민주당은 금투세를 일부 보완하는한이 있더라도 예정대로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최근 증시 폭락 장세가 토론회 연기 결정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세청 차장 출신인 임광현 민주당 의원 주관으로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국민이 원하는 금융투자소득세 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가 연기됐다. 한 관계자는 토론회 연기 배경에 대해 "주최측 사정"이라고만 했다.
이 토론회는 임 의원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공동대표로 있는 '조세·재정 및 통화·금융 정책연구회'가 공동 주최하기로 돼 있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도 공동 주최하기로 해 금투세와 관련한 민주당 당론의 밑그림이 토론회에서 제시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에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토론회에서는 박 원내대표를 비롯해 진성준 정책위원회 의장, 정태호 기재위 간사, 강준현 정무위 간사 등 민주당의 정책 의사결정 핵심 인사들이 모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었다.
토론회가 관심을 모았던 건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공방 중인 금투세에 대한 민주당의 전략을 예상해볼 기회였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금투세 공제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리고, 인적공제에서 자녀 등이 제외되지 않도록 예외조항을 두는 보완장치를 두고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임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대표 발제를 할 예정이었다.
이 때문에 토론회 직전 행사를 연기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전날 국내 증시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가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 등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폭락하자 민주당이 토론회를 급하게 미룬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안 그래도 증시 급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심기'가 불편한 상황에서, 국내 증시 자금 유출시킬 우려가 있는 금투세 도입 토론회를 여는 게 정치적으로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전날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대인 234.64포인트(8.77%) 급락하고 코스닥지수도 88.05포인트(11.30%) 하락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