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분양·입주 현장이 순항하고 있다. 워크아웃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 데다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매수세가 몰리며 ‘완판(완전 계약)’ 단지도 늘고 있어서다.
5일 업계와 채권단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은 수도권 단지 대부분이 큰 문제 없이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신규분양 단지나 공사를 마무리하고 입주단계에 들어간 단지도 잡음 없이 일정이 진행되는 분위기다.
경기 의왕시 오전동 오전나구역에 공급하는 ‘의왕 센트라인 데시앙’은 지난달 말 계약률 100%로 완판에 성공했다. 조합과 태영건설이 분양을 재개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재개발을 통해 총 733가구로 탈바꿈한다. 동탄~인덕원선 복선전철(예정)이 개통되면 급행열차가 정차하게 될 오전역(가칭)과 가깝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청약시장이 다시 뜨거워지는 데다 워크아웃 우려도 줄어들면서 잔여 가구가 빠르게 소진됐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경남 ‘양산사송 데시앙’과 경기 ‘과천 리오포레 데시앙’을 시작으로 ‘용인 드마크 데시앙’, ‘전주 에코시티 데시앙’ 및 ‘신진주 데시앙’, ‘신경주 역세권 데시앙’ 등도 순차적으로 준공 및 입주가 완료됐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4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평가액은 2조177억원으로 24위를 기록했다. 워크아웃 여파로 순위가 전년 16위에서 밀리긴 했지만, 실적평가액과 신인도 평가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공사를 착실하게 해내면서 공사 품질도 유지했다는 의미다. 실적평가액과 신인도 평가액은 각각 1조1411억원, 4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08억원, 1400억원씩 증가했다.
신규 수주도 꾸준히 쌓이고 있다. 지난 3월 ‘서산영덕고속도로 대산-당진 간 3공구’(1862억원)에 이어 5월 ‘춘천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현대화 민간투자사업’(2822억원) 실시협약을 맺었다. 지난달 말에는 한국환경공단이 발주한 경기 광명시 자원회수시설 증설공사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이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그동안 쌓아온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조속히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5월 말 기업개선계획을 위한 이행약정을 체결한 데 이어 6월 무상 감자와 출자 전환을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연내 주식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금융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