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가운데 채권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며 일제히 초강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에서 탈출한 돈이 채권으로 쏠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33%포인트 내린 연 2.806%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다. 10년물 금리도 연 2.878%로 0.098%포인트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0.131%포인트, 0.113%포인트 떨어졌다. 20년물은 0.071%포인트 내린 연 2.901%로 마감했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
이날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주식시장이 파열음을 내면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Fed가 빅컷에 나설 경우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커진다는 기대도 확산했다.
이날 국내에 상장된 채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주식시장 급락 속에서도 버티거나 소폭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KODEX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는 전 거래일보다 0.72% 올랐고, ‘RISE KP달러채권액티브’와 ‘ACE 종합채권(AA-이상)KIS액티브’는 각각 1.27%, 1.52% 상승했다.
가상자산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하락폭을 키우며 오후 10시 한때 4만9808달러(약 6802만원)까지 떨어졌다. 24시간 전보다 18.32% 낮은 수준이다. 비트코인이 5만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 반등 재료가 눈에 띄지 않는다”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