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금융권 경쟁에 불이 붙었다. 5대 금융그룹 카드 계열사가 일제히 해외 결제 특화 카드인 트래블카드를 출시한 데 이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 등 간편결제사도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앞세우고 나섰다. 마케팅 비용이 늘더라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출혈 경쟁마저 불사하는 모양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업 8개 카드사의 개인회원 해외 결제(일시불) 금액은 8조9096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858억원) 대비 25.7% 증가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해외여행 및 직구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카드 등은 이 같은 수요를 잡기 위해 트래블카드를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당장 해외 결제 시장 주도권은 카드사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성장세만 놓고 보면 ‘네카토’ 3사가 더욱 두드러진다. 카카오페이의 올해 1~7월 해외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0% 급증했다. 네이버페이도 같은 기간 결제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간편결제사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네카토 3사가 알리페이플러스와 제휴해 지난달 ‘일본 편의점 최대 50% 할인 이벤트’를 펼친 것이 대표적이다. 백화점, 면세점, 음식점 등에서도 각종 할인 혜택을 쏟아내고 있다.
간편결제의 가장 큰 장점은 편의성이다. 네카토 앱만 있다면 별도의 환전이나 카드 발급 절차 없이 해외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는 세계 65개 국가 및 지역에서 QR·바코드 결제를 지원한다. 카카오페이와 토스페이도 각각 50여 개, 49개 국가 및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QR 결제가 불가능한 가맹점에선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없다. 네이버페이는 실물 카드인 ‘네이버페이 머니카드’를 통해 이 같은 불편을 해결했다. 이 카드는 충전한 네이버페이 머니·포인트를 자동 환전해 사용하는 선불카드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