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거점 저비용항공사(LCC)인 플라이강원이 우여곡절 끝에 회생 절차를 졸업하고 영업 정상화에 나선다. 법원과 인수 업체 등에 지역 거점 항공사의 경제적·공익적 가치를 강조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지난달 23일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계획인가 결정을 받았다. 생활가전 기업 위닉스가 200억원에 인수를 결정했다.
플라이강원의 법률 대리를 맡은 전대규 변호사(사법연수원 28기)는 “항공업의 국가기간산업 성격과 플라이강원의 지역 경제 기여도를 재판부에 지속적으로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홉 차례나 회생계획 제출을 연기하면서 인수자 확보에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플라이강원은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결국 대주주인 ㈜아윰은 작년 5월 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회계법인 조사 결과 플라이강원은 영업이 중단된 탓에 계속기업가치를 산정할 수 없으며 파산으로 인한 청산 가치는 47억원 규모였다. 법원은 회생 절차를 폐지하고 파산으로 전환하는 대신 인수합병(M&A)으로 회생 절차를 이어가도록 했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회생 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했으나, 인수 의향을 보인 업체가 자금 조달 계획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하면서 모두 불발됐다.
플라이강원 측은 인수자를 찾는 데 힘을 쏟았다. 전 변호사는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에 항공 면허의 희소성과 향후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 양양공항의 화물터미널로써 활용 가치 등 플라이강원의 잠재력을 부각했다”고 설명했다.
플라이강원은 총부채 646억원 중 205억원이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 등 공익채권이었다. 이는 인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었다. 플라이강원 측은 직원들을 설득해 인수자가 시간을 두고 미지급 임금을 변제할 수 있도록 했다.
위닉스는 플라이강원을 대형 항공기와 소형 항공기를 함께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항공사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운항 재개까지는 약 6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